천로역정(天路歷程), 평화의 어머니
-2020 기원절 기념 축시-
낭송 : 정원주(총재비서실장)
작시 : 이 길 연 (시인)
백년을 하루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한평생 거대한 활화산으로
핏빛 생명의 말씀 토해내시던 아버지!
다 이루었다! 다 이루었다! 다 이루었다!
가쁜 숨 몰아쉬시며
하늘과 땅 온 인류 앞에 경건히 고하셨습니다.
16세 묘두산에서 받은 천명
평생 어깨에 걸머진 채 허위허위 걸어오신 발자취
바윗돌 산상에 힘겹게 밀어 올려도
되돌아 굴러 떨어지는 시시포스의 운명처럼
넘어지고 굴러 떨어져도 다시 짊어진 채
섭리의 골고다 버겁게 오르시던 아버지셨습니다.
“엄마,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잘 부탁해”
그해 여름은 혹독하리만큼 무더웠습니다.
100년 만에 찾아온 혹서의 무더위
혼신으로 한 생애 불꽃 지키시던 아버지!
가을 문턱 넘어 홀연히 천성길 재촉하셨습니다.
아버지 천상에 오르시던 날
어머니 창백하리만큼 처연한 소복 입으시고
아버님의 성체 앞에 소리 없이 통곡하셨습니다.
“오직 나만 홀로 남았나이다.”
“생이 다하는 날까지 천일국 이 땅에 정착시키겠습니다.”
한없는 눈물로 다짐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천성길 국가 단위 환송 요원했으니
거룩한 성물 일곱 개 국가 복귀 언약하셨습니다.
그렇게 지상에 천일국 개문 언약하셨습니다.
천일국 장막의 지성소 법궤 짊어지시며
16세 지나 아버님과의 어린양 혼인잔치
평생 뜻을 이루겠다는 하늘부모님과의 언약 되새기며
천로역정의 가파른 험산준령 오르셨습니다.
고운 님 여윈 이별 추스릴 겨를 없이
기력 소진한 어머니 성체 지탱할 기력도 없이
아버지 남기신 유업 ‘중단 없는 전진’ 선언하셨나니
모세의 지팡이 아론의 싹 난 지팡이 높이 드셨습니다.
정주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붉게 피고지고
천성산 본향원 해가 뜨고 달이 지고
은하수 흘러 일 년 삼백예순다섯 날이 지나갔습니다.
세월 가고 눈보라 쳐 순환의 계절 하염없이 바뀌었나니
아버지 천성 향해 발걸음 옮기신지 어느덧 7년
어린아이 등에 업고 양손에 손목 잡혀 걸리며
보따리 머리에 인 채 험산준령 낭떠러지길
칠흑 같은 어둠 헤쳐 나오신 어머니!
여름 하늘 아버지 음성 머리 위 천둥으로 작열하고
백금의 보석 놓은 아버지의 절창 그리운 마음 휘감아도
애달픈 가슴에만 묻어두셨습니다.
어머니 땅끝까지 말씀 전파하며
한시도 쉼 없이 실성한 듯 다니셨습니다.
기필코 ‘천일국 이뤄 드리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
꿈속에서조차 되뇌며 살아오셨습니다.
입안이 헐고 허리 문드러져
성체 천 근 만 근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일곱 개 성상 험난한 고개 넘고 넘으셨습니다.
모래사막에서 잃어버린 바늘 찾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아들딸 세계 인류구원 위해
천주적 가나안 복귀노정 천로역정 오르셨습니다.
성체 무리에 무리 가하면서 40일 특별노정 오르셨습니다.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유럽 지나 남미로
남에서 북으로 서에서 동으로 지구 돌고 돌았습니다.
천정궁 하늘 위에 뜬 쌍무지개
쌍투메 프린시페 가슴 벅찬 국가복귀의 표상이었습니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광란으로 희생된 억울한 주검
해원 위한 십자가 기꺼이 지셨습니다.
효정의 어머니 태평양문명권은 하늘의 천명이었나니
독생녀 참어머니 섭리의 마지막 한 때 활짝 개문하셨습니다.
아프리카의 역사적 저주 사슬 끊고자
어머니의 눈물겨운 행보 애처롭기 그지없었습니다.
단지 어머니기에 아프리카 흑진주 가슴에 얹고 사셨습니다.
아프리카 대륙단위 축복식의 니제르 이수우프 대통령
어머니를 ‘평화의 어머니’라 증거했습니다.
“평화의 어머니, 참어머님께서 무슬림을 품으셨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 넘쳐났습니다.
독생녀 우주의 어머니 다시 자녀 찾아야 했기에
니제르 이어 새벽 2시 탄자니아에 도착하셨습니다.
어머니 이제 팔십을 바라보는 연세
7년 전 아버지 여윈 우매한 저희 자식들
어머니의 살인적인 일정 안타깝게 바라보며
그저 가슴만 쓸어내릴 뿐이었습니다.
남아공 FNB 경기장의 ‘아프리카 대륙단위 20만 축복식’
장대비 쏟아지고 버스 2천 대 해약되는 사태
전기는 정전되고 엘리베이터마저 멈추는 악전고투 속에
어머니 스타디움에 입장하자 모세의 기적 일어났습니다.
폭우 멈추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만석이 되었습니다.
남아공에 내린 비는 하늘의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용평 발왕산의 마유목 두 종류 나무 한 몸 되어 살아가듯이
기독교와 한 몸 되어 살아가라고 일깨워 주십니다.
평화의 어머님이 넘으신 천로역정
하늘 두루마리 삼고 바다 먹물 삼아도
온전히 다 쓸 수 없는 눈물의 노정이었습니다.
성체 부서져라 걷고 또 걸어 희망과 소망 일깨워주셨습니다.
그렇게도 목 놓아 부르던 비전2020
‘신국가, 신대륙 시대’ 개문하셨나니
천상의 아버님마저 어머님의 천로역정
양팔 벌려 기쁨의 눈물로 맞이하실 것입니다
천지인참부모님 천주탄신 100주년 천주성혼 60주년 맞이하셔
천상의 아버님 지상의 어머님 이 모든 영광 누리오소서!
어머님 영원세세토록 찬란히 누리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