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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

사진 한 장

구성 : 이 길 연 (시인)

지금도 어머님은 한 장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그 사진이 또렷이 떠오릅니다.
색상이 누렇게 바랜 사진 속에는
한 여인이 여자아이를 업고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서 있습니다.
어머님의 고향 안주의 시장 어디선가 찍었을 사진입니다.
그 여인의 표정은 무척 상기되어 있고
누군가를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표정입니다.
1919년 3월 초하루
조원모 외할머니가 어릴 적 홍순애 어머니를 업고
만세운동에 참가한 모습입니다.

어머님은 같은 모습의 또 다른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1945년 8월 15일
조원모 외할머니가 어머님을 업고
손에는 역시 태극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입니다.
얼굴은 희열에 넘쳐
누구라도 만나 얼싸안고 싶은 표정입니다.

나라를 잃고 비분강개하는 모습과
나라를 되찾아 뛸 듯이 기뻐하는 표정은 지극히 대조적입니다.
어머님은 이 두 장면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왔습니다.
어찌 보면 이 장면은
어머님의 생애 가장 소중한 삶의 디딤돌이요 이정표였습니다.

어머님이 겨우 말을 알아들을 적부터
‘너의 아버지는 하나님이다’라고 말씀하시던 조원모 외할머니는
어머님의 근본과 정체성을 일깨워주셨던 신앙의 모토였습니다.
나라를 잃고 비분강개하는 조원모 외할머니의 모습은
어머님이 찾아야 할 나라의 표상이자 해방시켜 드려야할
또 다른 하나님이었습니다.
해방을 맞아 만면의 웃음 띤 외할머니는
어머님이 장차 맞이해야 할
하늘부모님의 또 다른 표상이었습니다.

제2부 『평화의 어머니』 소감 창작시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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