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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시간, 밥이 사랑이다

구 성 : 이 길 연 (시인)

성혼 직후 남편과 마주했던 첫 수라상이
은빛 억새처럼 아련히 떠오릅니다.
함박눈 같은 큰 눈물이 금방이라도 와락 쏟아질 듯
남편의 눈빛은
하늘부모님의 벅찬 심정을 모두 담고 있었습니다.

참부모의 길을 걸으며 우리 부부는
수많은 밥상을 대했지만 그 목적은 늘 같았습니다.
하늘부모님 앞에 효정의 도리를 다하고
인류구원과 평화세계를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절박했던 3년 개척전도 내내
꽁보리밥만 대했을 때도
하루에 두 개 나라 이상 숨가쁘게 순회하며
물 한 모금으로 목만 겨우 축였을 때도
모든 것이 감사였고 기쁨이었습니다.

성탄을 맞을 때마다
축복가정에게 수라상 나눔축제를 베풀 때마다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 몰랐습니다.
축복가정은 참부모님의 시린 눈물 속에
가슴으로 낳은 하늘 혈통의 참자녀입니다.

지금은 천상에 계신 남편과 나는
영원토록 참자녀를 사랑할 것입니다.
자녀의 뜨거운 눈물과 땀방울을
한시라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을
수라상을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내 밥숟가락을 헐어서라도
참자녀의 밥그릇을 채워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제 4부 말씀시 월간 발표작

어머니의 시간, 밥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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