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사의 한숨
충청도 갑사라는 절에서
참아버님은 최봉춘 선교사에게
지령을 내렸습니다.
임무를 다할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죽더라도 그곳에서 죽으라고
냉혹한 지령을 내렸습니다.
죽음이 엇갈리고
핍박과 고통이 엇갈리고
목이 잘려서 죽은 들 돌아올 수 없는 길
생명 걸고 나서는 길을 향해
밀지를 내렸습니다.
밀선 타고 일본에 가
붙잡히기를 수차례
무사히 도착했노라는 기별 기다리며
밤잠 주무시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새울 스승 생각하며
끝내는 오무라수용소에 갇혀서도
다리 뻗고 누울 수 없었습니다.
입원한 병실에서 남몰래 링거 뽑고
병원을 탈출한 후에야
밀려가는 대중 속에 섞인 후에야
밀사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가까스로 한숨을 쉬었습니다.
제 5부 말씀시 월간 발표작